
뽜다의 담배 이야기
내가 처음으로 담배를 피운 것은 내가 19살때, 그러니까 고3이었던 1994년이다. 당시 이미 내 주변의 가까운 친구들은 모두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 왜 그렇게 불량한 친구들과 친했냐고 물으신다면, 우리반 50명중에 30명 정도는 담배를 피웠었다고 대답하리다... - 성장과정에서 주변에 흡연인이 없었던 관계로 유난히 담배연기를 싫어했던 나만이 담배피우는 친구들을 구박하며 버티고 있었다.
그런던 중 담배를 핀 것은.... 절반이 정신적인 이유였다.
그러니까 94년 10월경에 당시 좋아했던, 그리고 나름 미묘한 감정이 오갔다고 생각했던 여자 아이가 알고보니 내 친구와 사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 와중에 나의 방만한 자율학습 행태를 부모님께 적발당해 독서실에 다니게 되면서 - 부모님의 연락망이 가동되는 독서실이라 땡땡이는 불가능 - 나의 외로움을 함께 할 벗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찾은게 담배였다.
내가 처음 핀 담배는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입센로랑 멘솔이었다. 녹색의 예쁜 곽에 들어있던 것으로 기억되는 이 담배는 그 맛이 빼어나 애연가들로부터 '진정한 구름과자'라는 평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담배 초보인 나로서는 맛 따위는 알 수 없었다. 처음 담배 한개피 한 개피 피울때마다 느껴지던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을 극복하면서, 그 때부터 나의 담배 인생이 시작되었다.
95년에 접어들며 바로 88로 체제전환한 나는 그 후 97년이 끝날때까지 하루 1.5~2갑의 흡연량을 자랑하는 헤비 스모커 인생을 살아간다. 습관적으로 담배를 물었고, 무감각하게 담배를 피워댔다. 건강에 좋네 어쩌네, 냄새가 나네 마네 따위의 이야기쯤 타오르는 담배연기와 함께 흘려 버렸고 그렇게 평범한 애연가의 길을 걸었다.
98년 1월 1일, 나는 군대에 있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담배를 끊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사회에서 날 기다리고 있던 당시의 여친이 내가 담배 피우는걸 싫어했으니까. 옆에 있어 주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날 기다려주는 착한 여자가 너무 고마워서 뭐라도 해야겠다라는 마음에 금연을 시작했다.
1달쯤 후에 그녀에게서 이별을 통고하는 편지가 왔고, 난 그 편지를 읽으며 1시간동안 1갑 가까운 담배를 피웠다. 구역질이 올라와 변기에 엎드려 헛구역질을 했고... 눈에서 눈물 몇 방울이 떨어졌다. 아마 구역질 때문이었거나 담배가 너무 매워서였을 것이다...
그 후로 난 담배를 끊을 생각 따위 하지 않았다.
흡연량은 좀 줄어 하루에 반갑~1갑 정도였지만, 담배는 나의 좋은 친구였다. 당시 내가 담배를 얼마나 아꼈는지는 당시 내가 늘 떠벌리고 다니던 궤변을 보면 알 수 있다.
1. 담배피면 건강이 나빠진다는 이에게
"그래... 확실히 그런 것같아. 하지만 내가 건강이 나빠질 때 그 - 담배 - 는 그의 몸을 태우고 있자나... 이건 말이지... 굉장히 공평한 거야."
2. 왜 담배를 피우냐는 이에게
"내가 가령 담배를 피우다가 폐암에 걸렸다고 해. 그리고 그걸 가지고 담배회사에 소송을 제기하는 거야. 오랫동안 함께한 친구, 담배를 고소하는 샘이지. 그 소송에서 승소해서 돈을 받았다고 쳐. 그리고 그 돈으로 다시 담배를 사서 피운다면? 그래도 담배는 묵묵히 자기몸을 태울 뿐이지. 세상에 이런 친구가 또 어디있어?"
3. 담배좀 끊으라는 친구에게
"너랑 내가 아무리 좋은 친구라도 내가 아주 갑자기 널 보고 싶어졌을 때, 널 볼 수 있는 확율은 불과 50%를 넘지 못해. 하지만 담배는 어떨까? 돈 몇 푼만 있으면 거의 100%의 확율로 난 그를 만날 수 있고, 그로부터 삶의 위안을 얻을 수 있지."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정말 이러고 다녔다. 그러던 내게 두 번째 금연의 기회가 찾아온다.
<2006.03.28>
내가 처음으로 담배를 피운 것은 내가 19살때, 그러니까 고3이었던 1994년이다. 당시 이미 내 주변의 가까운 친구들은 모두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 왜 그렇게 불량한 친구들과 친했냐고 물으신다면, 우리반 50명중에 30명 정도는 담배를 피웠었다고 대답하리다... - 성장과정에서 주변에 흡연인이 없었던 관계로 유난히 담배연기를 싫어했던 나만이 담배피우는 친구들을 구박하며 버티고 있었다.
그런던 중 담배를 핀 것은.... 절반이 정신적인 이유였다.
그러니까 94년 10월경에 당시 좋아했던, 그리고 나름 미묘한 감정이 오갔다고 생각했던 여자 아이가 알고보니 내 친구와 사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 와중에 나의 방만한 자율학습 행태를 부모님께 적발당해 독서실에 다니게 되면서 - 부모님의 연락망이 가동되는 독서실이라 땡땡이는 불가능 - 나의 외로움을 함께 할 벗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찾은게 담배였다.
내가 처음 핀 담배는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입센로랑 멘솔이었다. 녹색의 예쁜 곽에 들어있던 것으로 기억되는 이 담배는 그 맛이 빼어나 애연가들로부터 '진정한 구름과자'라는 평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담배 초보인 나로서는 맛 따위는 알 수 없었다. 처음 담배 한개피 한 개피 피울때마다 느껴지던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을 극복하면서, 그 때부터 나의 담배 인생이 시작되었다.
95년에 접어들며 바로 88로 체제전환한 나는 그 후 97년이 끝날때까지 하루 1.5~2갑의 흡연량을 자랑하는 헤비 스모커 인생을 살아간다. 습관적으로 담배를 물었고, 무감각하게 담배를 피워댔다. 건강에 좋네 어쩌네, 냄새가 나네 마네 따위의 이야기쯤 타오르는 담배연기와 함께 흘려 버렸고 그렇게 평범한 애연가의 길을 걸었다.
98년 1월 1일, 나는 군대에 있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담배를 끊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사회에서 날 기다리고 있던 당시의 여친이 내가 담배 피우는걸 싫어했으니까. 옆에 있어 주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날 기다려주는 착한 여자가 너무 고마워서 뭐라도 해야겠다라는 마음에 금연을 시작했다.
1달쯤 후에 그녀에게서 이별을 통고하는 편지가 왔고, 난 그 편지를 읽으며 1시간동안 1갑 가까운 담배를 피웠다. 구역질이 올라와 변기에 엎드려 헛구역질을 했고... 눈에서 눈물 몇 방울이 떨어졌다. 아마 구역질 때문이었거나 담배가 너무 매워서였을 것이다...
그 후로 난 담배를 끊을 생각 따위 하지 않았다.
흡연량은 좀 줄어 하루에 반갑~1갑 정도였지만, 담배는 나의 좋은 친구였다. 당시 내가 담배를 얼마나 아꼈는지는 당시 내가 늘 떠벌리고 다니던 궤변을 보면 알 수 있다.
1. 담배피면 건강이 나빠진다는 이에게
"그래... 확실히 그런 것같아. 하지만 내가 건강이 나빠질 때 그 - 담배 - 는 그의 몸을 태우고 있자나... 이건 말이지... 굉장히 공평한 거야."
2. 왜 담배를 피우냐는 이에게
"내가 가령 담배를 피우다가 폐암에 걸렸다고 해. 그리고 그걸 가지고 담배회사에 소송을 제기하는 거야. 오랫동안 함께한 친구, 담배를 고소하는 샘이지. 그 소송에서 승소해서 돈을 받았다고 쳐. 그리고 그 돈으로 다시 담배를 사서 피운다면? 그래도 담배는 묵묵히 자기몸을 태울 뿐이지. 세상에 이런 친구가 또 어디있어?"
3. 담배좀 끊으라는 친구에게
"너랑 내가 아무리 좋은 친구라도 내가 아주 갑자기 널 보고 싶어졌을 때, 널 볼 수 있는 확율은 불과 50%를 넘지 못해. 하지만 담배는 어떨까? 돈 몇 푼만 있으면 거의 100%의 확율로 난 그를 만날 수 있고, 그로부터 삶의 위안을 얻을 수 있지."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정말 이러고 다녔다. 그러던 내게 두 번째 금연의 기회가 찾아온다.
<200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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