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때는 2003년 11월이었다.
나는 나의 첫 직장에 사직서를 내기 직전인 상태였고 지금 다니는 새 직장을 포함한 2개의 회사의 공채에 합격, 꽤나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고 있었다. 심한 감기에 시달리며 병원에 갔을때 의사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남oo님, 님하는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서른을 넘기고 싶으면 담배 끊으셈!!"
부정맥이었다. 40대 이후에 생기면 병도 아니라는 부정맥. 20대가 생기는 경우는 극도로 드물다는 부정맥. 그것도 의사왈 '자신의 의사생활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전무후무한', '당장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한데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이라고 하는 부정맥. 뭐 의사들의 협박이야 이미 오래전부터 쌩까고 살던 나지만, 그 때는 솔직히 조금 무서웠다.
병원을 나와 회사를 가는 동안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 10여년간 내 인생을 함께해온 담배. 이걸 어쩔까나... 내가 가장 밑바닥까지 갔다고 여겨졌을 때도 유일하게 나와 함께해준 놈인데...
사무실에 도착하기 직전, 나는 주머니속의 담배와 라이터를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 세상에 태어난지 27년 1개월만에, 담배란 놈을 벗한지 만 9년만에 난 제대로 진지하게 금연을 마음먹었다.
나의 경우를 일반화하자면, 금연 과정에서 겪는 고비들은 다음과 같다.
Level 1. 금단현상
- 흔히 말하는 금단현상은 나의 기억이 맞다면 대충 5~7일정도 느꼈던 듯하다. 손이 덜덜덜 떨리거나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것...은 아니고(담배가 무슨 코카인이냐?) 나의 경우는 집중력 저하, 무력감, 피로감 정도였던 듯하다. 이 쯤은 뭐 어렵지 않게 넘어갈 수 있었다. 그냥 꾹 참으면 된다.
Level 2. 생활습관
- 이건 금단현상보다 상당히 오래간다. 일단 입이 심심하다. 대충 껌이나 사탕 등으로 떼워보자. 주의할 점은 이 단계에서 군것질을 해대면... 조낸 살찐다. 커피나 음료수를 마실때, 흡연자는 알 것이다. 담배가 이것들을 얼마나 더 맛나게 하는지를... 참자. 그냥 조낸 참는거다. 정 못참겠으면 그냥 커피 등을 마시지 마라. 또 하나의 강렬한 유혹은 바로 식후연초 불로장생... 식후 땡의 유혹이다. 뭐 나야 원래 식후땡보다 빈속을 확 훑어내리는 느낌의 식전땡을 즐겼으므로 그럭저럭 OK
Level 3. 주변의 유혹 & 술
-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무너지는데... 술을 즐기는 애연가라면 술과 담배의 매콤한 시너지 효과에 감동하여 공중제비 두바퀴 돌고 내려과 난리부르스를 추며 즐거워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담배를 끊고 술자리는 쥐약이다. 거기에 악의 구렁텅이로의 컴뾝을 요구하는 친구들까지 조화된다면 그 유혹은 매콤 달콤 레인콤...은 아니구나 암튼 그렇다. 이 경우 역시 참을 수밖에 없다. 술자리를 피하는 것은... 음 담배 끊는 것도 힘든데 술까지? 라는 생각이 드니 패스. 친구들의 경우 진지하게 자신의 금연결심을 밝히고 그들의 응원 및 도움을 구하는 것도 좋다. 나의 경우 이 방법으로 효과를 봤는데 나의 금연결심을 들은 친구들은 아래와 같은 말로 응원해주었다.
- 친구A : "금연? 니가? 풉..."
- 친구B : "이런 사발라면... 깝죽대다 담배피우는거 걸리면 한대당 죽빵 열대다? 응?"
- 친구C : "얼마나 오래사나 보자 이 씹쎈치야.."
- 친구D : (말없이 담배를 물고 불을 붙여 조낸 맛난다는 표정으로 피운다. 날 한 번 응시하고 씩 웃으며 담배를 한 대 내민다...)
미안하다... 내 친구넘들이 이렇다. 아뭏튼 위의 3단계를 모두 편안하게 극복할 수 있는 정도라면 대충 금연의 80%는 성공한 것이고, 나 또한 위의 단계들을 모두 극복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난 금연에 성공한 것이다.
<2006.03.28>
나는 나의 첫 직장에 사직서를 내기 직전인 상태였고 지금 다니는 새 직장을 포함한 2개의 회사의 공채에 합격, 꽤나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고 있었다. 심한 감기에 시달리며 병원에 갔을때 의사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남oo님, 님하는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서른을 넘기고 싶으면 담배 끊으셈!!"
부정맥이었다. 40대 이후에 생기면 병도 아니라는 부정맥. 20대가 생기는 경우는 극도로 드물다는 부정맥. 그것도 의사왈 '자신의 의사생활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전무후무한', '당장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한데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이라고 하는 부정맥. 뭐 의사들의 협박이야 이미 오래전부터 쌩까고 살던 나지만, 그 때는 솔직히 조금 무서웠다.
병원을 나와 회사를 가는 동안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 10여년간 내 인생을 함께해온 담배. 이걸 어쩔까나... 내가 가장 밑바닥까지 갔다고 여겨졌을 때도 유일하게 나와 함께해준 놈인데...
사무실에 도착하기 직전, 나는 주머니속의 담배와 라이터를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 세상에 태어난지 27년 1개월만에, 담배란 놈을 벗한지 만 9년만에 난 제대로 진지하게 금연을 마음먹었다.
나의 경우를 일반화하자면, 금연 과정에서 겪는 고비들은 다음과 같다.
Level 1. 금단현상
- 흔히 말하는 금단현상은 나의 기억이 맞다면 대충 5~7일정도 느꼈던 듯하다. 손이 덜덜덜 떨리거나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것...은 아니고(담배가 무슨 코카인이냐?) 나의 경우는 집중력 저하, 무력감, 피로감 정도였던 듯하다. 이 쯤은 뭐 어렵지 않게 넘어갈 수 있었다. 그냥 꾹 참으면 된다.
Level 2. 생활습관
- 이건 금단현상보다 상당히 오래간다. 일단 입이 심심하다. 대충 껌이나 사탕 등으로 떼워보자. 주의할 점은 이 단계에서 군것질을 해대면... 조낸 살찐다. 커피나 음료수를 마실때, 흡연자는 알 것이다. 담배가 이것들을 얼마나 더 맛나게 하는지를... 참자. 그냥 조낸 참는거다. 정 못참겠으면 그냥 커피 등을 마시지 마라. 또 하나의 강렬한 유혹은 바로 식후연초 불로장생... 식후 땡의 유혹이다. 뭐 나야 원래 식후땡보다 빈속을 확 훑어내리는 느낌의 식전땡을 즐겼으므로 그럭저럭 OK
Level 3. 주변의 유혹 & 술
-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무너지는데... 술을 즐기는 애연가라면 술과 담배의 매콤한 시너지 효과에 감동하여 공중제비 두바퀴 돌고 내려과 난리부르스를 추며 즐거워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담배를 끊고 술자리는 쥐약이다. 거기에 악의 구렁텅이로의 컴뾝을 요구하는 친구들까지 조화된다면 그 유혹은 매콤 달콤 레인콤...은 아니구나 암튼 그렇다. 이 경우 역시 참을 수밖에 없다. 술자리를 피하는 것은... 음 담배 끊는 것도 힘든데 술까지? 라는 생각이 드니 패스. 친구들의 경우 진지하게 자신의 금연결심을 밝히고 그들의 응원 및 도움을 구하는 것도 좋다. 나의 경우 이 방법으로 효과를 봤는데 나의 금연결심을 들은 친구들은 아래와 같은 말로 응원해주었다.
- 친구A : "금연? 니가? 풉..."
- 친구B : "이런 사발라면... 깝죽대다 담배피우는거 걸리면 한대당 죽빵 열대다? 응?"
- 친구C : "얼마나 오래사나 보자 이 씹쎈치야.."
- 친구D : (말없이 담배를 물고 불을 붙여 조낸 맛난다는 표정으로 피운다. 날 한 번 응시하고 씩 웃으며 담배를 한 대 내민다...)
미안하다... 내 친구넘들이 이렇다. 아뭏튼 위의 3단계를 모두 편안하게 극복할 수 있는 정도라면 대충 금연의 80%는 성공한 것이고, 나 또한 위의 단계들을 모두 극복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난 금연에 성공한 것이다.
<200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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