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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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생각하는 자, 후회하는 자, 어리석은 자... 에피메테우스. 어쩌면 우리 모두를 지칭할 지도 모르는, 패자로 둔갑한 평범한 자의 이름. 우리를 가둔 생각의 상자밖으로 나간다면, 그를 향한 시선도 조금 더 따뜻해질 지 모르겠다.
by 나사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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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겼다...'

도건은 온 몸에 맥이 다 풀리는 느낌이었다. 초반부터 앞서간 경기였지만, 역시 윤성의 저항은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이겼다. 쉽지 않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도건 자신이 쓴 시나리오대로 경기를 이끌어내며.

"후우......"

윤성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당했다. 깨끗이 당했다.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도건은 윤성을 한 발 앞서가는 운영을 보여주었다. 물량과 힘이라면 자신이 한 수 위라고 자부하지만 역시 도건의 메카닉 운영은 역시 별명처럼 최고였다.

'이제 겨우 한 게임일 뿐이야...'

윤성은 생각한다. 남은 경기를 이기면 그만이다. 윤성은 5전 3승제의 승부를 대단히 많이 경험해본 게이머 중 한 사람이다. 이긴 적도 있고 진 적도 있지만, 그래도 이긴 경우가 많았다. 그 중에 1경기를 패하고도 최종적으로 승리를 쟁취한 경우는 수도 없이 많았고, 1경기와 2경기를 내주고 내리 3승으로 역전한 적도 몇 번 있었다. 1경기의 패배로 가라앉기에는 윤성은 너무나 강력한 승부사였다.

'다음 경기는 남자이야기2,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맵이다. 일단 다음 경기를 잡고 3경기로 간다. 3경기엔 준비 해온게 있으니까... 1경기를 졌다고 해도 3:0의 시나리오가 3:1의 시나리오로 바뀔 뿐이다.'

두 명의 게이머가 각자의 생각을 하는 동안 어느새 2경기가 준비되고 있었다. 3인의 해설진들은 1경기를 분석하고 2경기를 예상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박진감 있게 중계를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한 전상민 캐스터의 목소리는 벌써 갈라지고 있었다.



"SKT배 스타리그 결승전. 메카닉 테란의 제왕 최도건 선수와 강철테란 서윤성 선수의 결승 2차전! 2차전 경기가 남자이야기2에서 막 시작되려 하고 있습니다."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하는 Faust가 우승문턱까지 다다를 것인가, 자신의 세번째 엠게임넷 스타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Xelloov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것인가! 자, 남자이야기2로 떠나보시죠!!"

전상민 캐스터의 멘트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도건의 진영은 7시, 윤성은 5시. 가장 가까운 가로방향에 놓인 두 선수는 각자 준비해온 빌드를 진행하기 시작한다.

서플라이 디포우, 배럭, 리파이너리, 그리고 팩토리둘에 이르기까지 두 선수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은 빌드를 진행한다. 그 사이 서로의 정찰병력은 상대의 위치를 확인하였고,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의 치열한 전투를 준비한다.

두 사람의 빌드를 두팩 이후에서 갈리기 시작한다. 두 개의 팩토리 중 한쪽에 에드온을 달고 2벌처를 생산한 후 탱크까지 준비하는 윤성. 반면에 두 개의 팩토리를 모두 노 애드온 상태로 둔 채 벌처 2기 생산이후 아모리와 스타포트를 올리는 도건.

가로 방향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빠르게 테크를 올리는 도건의 시도는 조금 불안정해 보이는 것이사실이었다.

'어차피 평범하게 승부해서는 앞마당에 가스까지 있는 남자이야기에서 윤성을 잡기 힘들다.'

'마침 가로방향이지만 그것이 오히려 상대를 속이는 페이크가 될 수 있다.'

가로 방향이기 때문에 윤성은 당연히 초반 병력간의 교전을 예상할 것이고, 다소의 위험이 따르더라도 테크를 올리는 것은 이와같은 윤성의 의표를 찌를 수 있다는 것이 도건의 계산이었다.

'한 타이밍... 한 타이밍만 무사히 넘기면...'

초반에 생산한 두 선수의 2벌처간의 탐색전은 컨트롤이 빛난 윤성의 승리였다. 윤성은 자신의 벌처를 잃지않은 채로 도건의 벌처를 1기로 줄였고, 도건은 나머지 1기의 벌처를 상대 진영쪽으로 보내 상대의 병력이 충원되는 것을 발견한다. 1탱크 4벌처. 윤성의 병력이 자신의 진영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타전한 도건의
마지막 벌처또한 그 생명을 다하고 만다. 도건이 걱정했던 그 한 타이밍을 역시나 윤성이 공격해오기 시작했다.

도건의 진영에서 대기하고 있던 것은 2기의 골리앗 1탱크 4벌처와 2골리앗의 대결이라면 아무리 탱크, 벌처가 업그레이드 된 것이 없다고 해도 2골리앗이 불리하다. 도건은 3기의 SCV를 2기의 골리앗과 함께 입구로 보내 입구방어를 준비한다. 입구에서의 교전이 시작되었다. 도건의 골리앗 2기는 있는 힘을 다해 적에게 총탄을 난사한다. 그리고 3기의 SCV는 있는 힘을 다해 전투에 임하고 있는 골리앗을 수리하고 있다. 두 기의 골리앗 중 한 개만 무너져도 전투에서 패배할 것이 분명한 바로 그 순간, 본진의 팩토리에서 2기의 골리앗이 추가되었다.

도건의 병력은 간신히 윤성의 병력을 몰아낼 수 있었다. SCV의 뜻밖의 맹활약으로 4골리앗은 고스란히 남았고, 오히려 윤성이 벌쳐를 모두 잃었다. 도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윤성은 안타까움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로서 도건은 위험한 타이밍을 넘긴 것은 물론 오히려 병력상의 이득을 거머쥐었고 하이테크까지 먼저 확보한 샘이다. 그리고 두 사람의 한숨이 교차하는 그 순간 도건의 진영에서 1기의 레이쓰가 출발한다. 상대가 탱크, 벌처로 압박하는 것을 확인한 도건이 스타포트에 달던 애드온을 취소하고 레이쓰를 생산한 것이다.

도건의 테테전 센스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윤성의 진영에는 아모리도, 엔지니어링 베이도 없었다. 대공공격이 가능한 것은 단 1기의 마린뿐. 그러나 레이쓰가 아무리 종이비행이기로 폄하되는 유닛이지만 업그레이드도 안한 단 1기의 마린에 잡히지는 않는다.

윤성은 도건의 레이쓰에 휘둘리기 시작했다. 부랴부랴 스타포트와 아모리를 올리며 SCV를 동원, 레이쓰의 공격에 노출된 유닛을 수리하기 시작했다. 도건의 레이쓰는 2기로 늘어났고 탱크 1기와 SCV 1기를 사냥하는 전과를 올린다. 비록 직접적인 전과는 그 뿐이었지만 레이쓰 2기를 통해 번 시간과 도건의 레이쓰에 휘둘린 윤성의 심리적 당황감, 그리고 이리저리 건물과 유닛을 수리하느라 끌려다닌 4기의 SCV가 본업인 자원채취를 못한 것까지 감안한다면 도건으로서는 적지않은 이득을 챙겼다고 할 수 있었다.

도건은 초반에 본 이득을 멀티로 환원한다. 어차피 탱크의 숫자는 1~2대 적어도 먼저 자리만 잡으면 수비가 가능한것이 테테전이다. 그렇다면 그 자원을 바탕으로 윤성이 레이쓰에 휘둘리고 있을 때 앞마당의 가스를 먼저 가져가자는 것이 도건의 생각이었다. 도건은 앞마당에 커맨드 센터를 짓고 탱크 2기와 골리앗 6~7기로 중앙에 자리를 잡는다. 윤성의 진영에서 골리앗이 생산되어 레이쓰가 쫓겨난후 윤성이 앞마당을 따라가는 것을 본 도건은 잠시 생각에 빠진다.

'현재 상황에서 칼자루는 내가 가지고 있다.'

윤성은 도건의 입구에서 벌어진 첫 전투에서 손해를 본 후 레이쓰에 휘둘리며 어느 정도의 손해를 본 상태였다. 이 상황에서 도건이 멀티를 가져감으로써 병력면에서는 다시 윤성이 약간 앞서는 타이밍이 있었지만, 윤성이 앞마당을 따라감으로써 다시 도건의 병력이 앞설 수 있는 타이밍이 왔다.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두 가지다. 첫째, 드랍쉽을 생산하여 윤성의 본진 뒤쪽 섬에 탱크드랍을 하는 것. 둘째, 멀티를 하나 더 가져가는 것.'

'지금은 확실히 드랍쉽이라는 선택이 좋아보인다. 게다가 레이쓰를 잃지 않았으므로 상대의 맞대응하는 드랍을 견제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하지만 드랍이 실패한다면 지금 가지고 있는 이득을 통째로 날릴 수도 있다.'

도건은 꽤 오래된 테란유저이다. 오래된 테란 유저가 테테전에서 가장 강점을 보이는 것, 그것은 이른바 땅따먹기 싸움이다. 도건은 현재 자신의 병력이 미세한 우위에 있음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것은 윤성이 커맨드센터에 자원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도건이 하나의 커맨드센터에 자원을 더 투자한다면 다시 도건의 병력이 열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대로 시간이 지난다면...?

'어차피 테테전은 가스싸움이다. 게다가 가로방향이기 때문에 난타전이 벌어질 것이 뻔하고...그 난타전 와중에서 윤성이 나의 제2멀티를 발견할 가능성은 적다.'

도건은 결심을 하고 11시 스타팅에 커맨드센터를 건설한다. 테테전에서 약간의 병력차이 정도야 자리만 잘 잡으면 극복할 수 있다는 계산으로.

이후의 게임은 도건의 예상대로 난타전으로 전개된다. 둘은 최소한의 탱크병력을 센터에 대치시킨채 드랍쉽을 활용한 난전에 돌입한다.

윤성이 먼저 드랍쉽에 병력을 싣고 도건의 본진 뒤쪽 섬에 병력을 드랍하였다. 그러나 이미 도건은 대비를 해놓은 상태였고, 별다른 피해를 주지 못한채 드랍은 실패한다. 그 타이밍을 노려 도건의 병력은 상대 본진에 훼이크 드랍쉽을 날리며 센터를 우회, 윤성의 앞마당에 입성한다. 윤성은 상당한 SCV 피해를 본 채 앞마당을 띄우게 되었고, 경기가 기우는가 싶은 순간에 다수 드랍쉽으로 도건의 앞마당을 급습, 역시 앞마당을 띄우도록 강제하는데 성공한다.

도건은 앞마당의 커맨드센터를 9시의 섬으로 날려 멀티를 준비하고, 앞마당의 커맨드센터가 깨져버린 윤성은 앞마당에 다시 커맨드센터를 짓는다. 그 시점 둘은 동시에 상대의 본진 뒤쪽으로 병력을 드랍, SCV 피해를 안겨준다. 그리고 윤성은 다시 9시 섬에 병력을 드랍, 다시금 도건의 커맨드센터를 도망가게 만든다.

두 사람은 보는 사람조차 정신없을 정도의 난전을 벌인다. 누가 이득이랄 것도 없는 싸움이 벌어졌지만 윤성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11시 멀티를 먹은 도건에 비해 시간이 갈수록 윤성은 불리해질 것임을.

'지금 상황을 팽팽하다. 두 사람 모두 자원줄이 간당간당하고 있고, 비슷한 정도의 병력과 드랍쉽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상대의 팩토리라인을 먼저 공략하는 쪽이 승리한다.'

윤성은 최소의 병력으로 본진과 앞마당을 수비하며 대부분의 병력을 드랍쉽에 실어 날린다. 1시와 11시를 경유해서 도건의 본진을 급습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드랍쉽이 11시에 도달했을 때 윤성은 미니맵에서 붉은 점들을 발견한다.

'아.....'

마침내 11시 멀티를 발견한 윤성은 입술을 질끈 깨문다. 언제부터 11시가 돌아갔는지는 몰라도 11시에 자리한 컴셋과 터렛, 다수의 SCV와 탱크 방어라인은 짧지 않은 시간 멀티가 돌아갔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팽팽한 경기라고 생각하고 있던 윤성은 절망감을 느낀다. 이길 수 없다. 11시 멀티의 존재는...시간이 지날 수록 큰 차이를 가져올 것이다.

윤성은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11시에 병력을 드랍, 적지않은 SCV를 사냥하고 커맨드센터를 띄우게 하지만 곧이어 달려온 도건의 병력에 주력병력을 잃고만다. 이미 병력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 타이밍에 도건은 윤성의 본진에 무려 5기의 드랍쉽으로 병력을 드랍, 팩토리라인을 포격한다. 윤성은 본진의 모든 병력에 SCV를 총동원해 일단 도건의 병력을 걷어내지만, 이미 승부의 추는 완전히 기운 다음이었다. 곧이어 도건의 병력이 앞마당을 지나 본진으로 난입하고, 마침내 윤성에게서 두 번째 GG선언이
나온다.

[clissic]..Faust : GG
[Red]...xelloov  : GG  
도건은 길게 한숨을 내쉰다. 상대는 그가 아는 한 최고의 승부사다. 따라서 2:0으로 앞서고 있다고는 해도 얼마든지 역전을 당할 수 있다. 절대 안심해서는 안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하지만 도건이 상당히 유리한 상황이라는 것 또한 사실이다. 게다가 운이 좋아서 승리한 것도 아니고 앞의 두 경기 모두 완벽하게 그가 그린 그림대로 게임이 진행된 끝에 승리하였다. 적어도 오늘의 결승전에서 도건은 최고의 테란이라는 윤성을 완전히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3경기를 앞두고 시스템을 다시 점검하고 TV로는 광고가 나가고 있을 그 시간에 리플레이를 보고 있는 도건에게 주감독이 다가온다. 주감독은 리플레이에 열중하고 있는 도건에게 무언가 말을 건내려다가 말없이 도건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도건이 돌아보자 주감독은 말없이 신뢰와 응원이 담긴 미소를 건낸다.

그저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였던 도건은 프로게이머의 길로 안내한 것은 바로 주감독이었다. 우연히 배틀넷에서 당시 전주지역에서 온라인 고수로 이름높던 도건의 게임을 옵한 주감독이 적극적으로 도건을 끌어들여 팀을 창단한 것이다. 처음 그들의 팀은 PC방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며 시작했고, 지금 든든한 스폰을 얻을 때까지 주감독과 도건은 함께해왔다. 그 시절 처음 팀을 창단한 선수들 중 지금까지 남은 것은 운제와 도건 뿐이었고, 그래서 주감독과 도건의 관계는 각별했다.

'감독님, 아니 형. 형한테 내가 꼭 우승컵을 안겨드릴께요. 최고의 경기로 우승을 선물할께요.'

'도건아, 넌 최고의 게이머다. 넌 비상할 수 있어. 이번 결승전을 계기로, 이번 우승을 계기로 날아올라라...'

누구도 입을 열어 말하진 않았지만, 두 사람은 느낄 수 있었다.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감을...


윤성은 피가나도록 입술을 깨문채 리플레이가 펼쳐지는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도건의 11시 멀티는 윤성의 생각보다 훨씬 빨리 만들어졌다. 그리고도 윤성은 도건과 대등한 병력을 생산하고 특유의 기동성으로 자신과 팽팽한 싸움을 해나갔다.

'철저히... 완벽하게 당했다. 마치 아마추어가 프로에게 당하듯...'

프로게이머로서 생활하면서 윤성도 다른 많은 게이머들처럼 수없이 많은 패배를 경험해봤다. 그 중에는 정말 아쉬운 패배도 있었고, 굴욕적인 패배도 있었다. 소위 '관광'이라고 하는 압도적인 패배도 있었다. 그러나 그 모든 패배들도 지금처럼 화가나지는 않았다. 언듯보기에는 팽팽한 듯했던 1, 2경기. 하지만 윤성은 알고 있었다. 게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상대의 계획과 예측대로 진행되었고, 자신은 상대의 시나리오대로 따라가다가 압도적인 패배를 당한 것임을. 이번만큼은 완전히 뛰어넘어주겠다고 생각했던 도건을 윤성은 1, 2경기 내내 한 순간도 뛰어넘지 못했음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메카닉 테란의 제왕...제왕이란 말이지...'

문득 윤성은 피식 웃었다.

'그래, 그랬었어... 늘 그랬었단 말이지. 난 늘 이렇게 이겨왔어.'

윤성이 걸어온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윤성의 대뷔시절 당시에는 최고의 테란으로 일컬어지던 임창민이 버티고 있었고, 최고의 테란으로 인정받기 위해 윤성은 그를 넘어서야만 했다. 그리고 윤성이 한참 명성을 떨치는 동안에는 조진락과 강정욱이라는 라이벌들이 있었고 윤성은 그들과의 싸움에서도 늘 고전하곤 했다.

'하지만 난 그 모든 싸움을 이겨왔다.'

그랬다. 스타크 최고의 고수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종족별로 윤성, 진락, 정욱을 꼽았다. 그 중에서도 한 명을 꼽으라고하면 - 일부는 종족발이라며 폄하하긴 해도 - 대다수가 윤성을 꼽았다. 라이벌들과의 많은 격전에서 많은 승리를, 그것도 수많은 그림같은 역전극들을 만들어온 윤성이기에.

'이것도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도건형도 내가 넘어갈 시련일 뿐이야.'

윤성은 고개를 들어 도건을 바라본다. 오늘따라 바위처럼 단단해보이는 도건을 보며 윤성은 중얼거린다.

"형, 거기까지야. 이제부턴 내 시간이야. 비프로스트에서부터는 절대로 지지 않아. 절대로...누구에게도."

윤성은 승부욕에 불타는 눈으로 도건을 쏘아본다. 비프로스트에서부터는 절대로 도건에게 놀아나지 않는다. 나의 시나리오대로 게임을 지배한다. 그것이 최강의 테란, 서윤성의 다짐이었다.


<200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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